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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세상사는 이야기/○○① 이런저런

[잡담] 2008 성남 박태현 음악제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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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로 표가 생겨, 성남 아트센터에서 열린 박태현 음악제를 다녀오게 되었다. 표를 얻게 된 것도 그렇지만, 바리톤 김동규가 나온다는 사실 또한 음악제에 가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오후 7:00 즈음에 성남 아트 센터에 도착했다. 건물 외부는 특별히 인상적이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깔끔했다. 콘서트홀까지 가는 길에 계단이 많은 것이 흠이긴 했다. 콘서트 홀 내부에 들어서서 보니 여타 홀과 그다지 다른점이 없었다. 초대권을 표로 교환하고 좌측 사이드에서 관람했다.

경기방송 아나운서 윤소영씨의 사회로 음악제가 시작되었다. 故 박태현 선생의 영상스케치와 함께 박태현 선생을 소개하는 시간이 10분간 지속되었다. (박태현 선생이 누구신지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다. '산바람 강바람', '나팔 불어요', '봄맞이 가자', '태극기' 등 동요와 '3.1절 노래', '한글날 노래' 등 국가기념일 노래가 모두 박태현 선생의 곡이다.) 곧이어 성남연합어린이합창단의 동요메들리가 시작되었다. 모두 박태현 선생의 곡이었다. '나팔불어요' 로 시작된 메들리는 '코끼리', '태극기' 등 귀에 익숙한 곡으로 끝을 맺었다. 어린 아이들의 목소리가 발랄한게 듣기 좋았다. 그리고 기대하던 바리톤 김동규가 소프라노 김현주와 나와서 19070919 평양 설암링서를 불렀다.

이어서 김동규가 George Bizet(인쇄물에는 J.Bizet으로 나와 오타가 있었다. ㅡ_ㅡ;;)의 '투우사의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부르기 전 관객들에게 투우사가 옷자락을 흔들때 뭐라고 하냐고 묻고 관객들이 "오레!"라고 답하자, 간주부분에서 자신이 옷자락을 흔들때 그렇게 호응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의 소탈한 성격이 그의 목소리에 그대로 녹아들어 있었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콧수염을 실룩이며 옷자락을 펄럭이고 이에 관객들이 '오레!'를 외치는 모습은 '역시 김동규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들었다.

이 후 임희숙이 'Can't TAke My Eyes Off You'를 부르고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를 불렀지만 김동규의 인상이 너무 강렬했기 때문인지 별로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U-Angel Voice라는 5인 성악가들이 나와서 '진달래 꽃', 'You raise me up'을 불렀고 그럭저럭 들을만 했다.

다음에 성악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우리 조영남 (자칭 오빠)가 나오셨다. 역시 베테랑 가수 답게 관객들과 호응하는 모습이 멋졌다. 일단 멕시코 민요 제비를 불렀다. 그런데 곡이 끝나고 나서 차례에도 없는 '태극기' 동요를 관객들에게 부르게 한다. 관객이 노래를 부르자 후에는 이를 대중가요로는 어떻게 부르는지 아냐면서 직접 피아노를 치면서 '조영남 FEEL 태극기'를 불러주었다. 당시 조영남이 갑자기 차례에 없는 곡을 부르자 지휘자 표정이 상당히 당황한듯 했었다. 그 후에도 화개장터를 부르기 전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가관이었다. '제가 히트곡이 별로 없는데, 그래도 하나 있는게 화개장터입니다.' 라고 한마디 하더니 지휘자에게 말하기를 '이런 노래를 교향악단에게 반주를 부탁하기가 정말 뭐하네요.' 라고 하더란다.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조금 들려왔다. 이어서 곡이 시작되고 조영남씨의 시원시원한 목소리가 울려펴졌다. 하지만 조영남씨의 기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리고 '장을 펴치네~' 하고 나서 관객들을 한번 보더니 갑자기 지휘자한테 가서 다짜고짜 연주를 멈추게 하는 것이었다. 필자와 많은 관객들이 이에 당황했다. 그러자 조영남씨가 하는말 '관객 여러분 열린 음악회 같은 거 안보시나요? 제가 장을 펼치네~ 하면 어떻게 해야하죠? '헤이!' 해야죠. 자 앞에 할머니 분 한번 해보세요.' 하는 거다. 할머니가 이에 '헤이'를 외치자 1절 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었다. 또 중간에 간주때 갑자기 무대 위를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 처럼' 부드럽게 미끄러지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바퀴가 달린 구두이었다. 무대 매너가 정말 굉장했다. 노래를 끝맺을 즈음에도 '고소영과 조영남의 화개장터!', '전지현과 조영남의 화개장터!', '이효리와 조영남의 화개장터!'하며 웃음을 주었다. 그리고 나서 귀빈객들도 하나씩 끼어 맞추었는데 자신에게는 젊은 연예인들 이름을 갖다 대더니 이분들에게는 '강부자', '전원주' 등 나이 많은 연예인들을 끼어 맞추는 것이었다. 여러모로 많은 웃음을 주었던 것 같다. 마지막은 '대한민국과 박태현의 화.개.장.터~'로 끝을 맺었다. 짧은 공연이었지만 나머지 공연보다 훨씬 재미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10분 휴식후 2부가 시작되었다. 양광진, 박미자, 김정승, 성남시립소년소녀합창단, 김현주 등이 나왔지만 1부에 비해 음악의 질도 떨어지는 것 같았다. 단지, 김동규의 '별이 지다'는 들을 만 했다. 성남연합 여성 합창단의 '나 성남에 살리라'라는 곡으로 끝을 맺었다. 이미 시간은 오후 10:00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솔직히 기억에 남는 사람은 김동규, 조영남 이 두 사람이 었던 것 같다. 애초에 김동규만을 기대하고 간 것이라 불만은 없었다. 단지, 이 두 사람이 조금 더 많은 곡을 불러주었으면 좋지 않았을 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김동규'의 목소리에는 사람을 이끄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았다. 다음에 좋은 기회가 되면 또 그의 소탈하면서 시원시원한 목소리를 다시 한번 듣고 싶다. 물론 조영남씨의 무대 매너도 역시 최고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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